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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프란치스코 성전 미쉘 쥬린 오르간 Beomeo Cathedral, Daegu Archdiocese Michel Jurine Organ

작지만 아름다운 오르간 주교좌 범어대성당 소재 성프란치스코 성당 파이프 오르간은 프랑스의 오르간 제작자 미쉘 쥬린의 작품이다. 이 오르간은 성프란치스코 성당이 신자들의 일상적 신앙생활이 펼쳐지는 공간임을 반영하여 전례에 최적화된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화려하기보다는 소담하고, 듣는 이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이끌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이미지0

Organ facades, Photo by Kyung-Jin LEE

1. 로고 L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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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 designed by Jun-Seok Antony Park

오르간 케이스의 모티브가 되는 아치, 그리고 이탈리아식 파이프 배치가 로고의 아이디어가 되었다. 하단의 작은 원은 일곱개의 음색을 상징한다. 모두 네 가지 다른 색 조합으로 이루어져 경우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2. 스탑 리스트 Specification Downlode
3. 프란치스코 성전의 음향과 오르간 제작 Sound of the Chapel & Organ Conception
프란치스코 성전은 우리 주님이 못박혀 돌아가셨던 십자가 모양으로 되어있다. 그 머리에는 제대가 놓이고, 양 날개를 가로질러 성가대와 오르간이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그 몸통에는 신자들이 자리잡아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탱하는 일원이 된다. 여기는 일상에서 미사와 기도 생활이 이루어지는 단아한 공간이며, 천정이 나지막이 걸려있어서 화려한 울림은 기대할 수 없으나 그 대신 차분하고 소박한 울림이 섬세하게 퍼져 나가는 곳이다. 사실, 이런 자리에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너무 요란하게 소리내는 큰 악기를 마구잡이로 들여와서는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며, 반대로 작은 악기가 볼품없이 들어오게 되면 성가대 반주하는 것도 힘에 겨워 허덕일 것이 뻔할 노릇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르간 제작자 미쉘 쥬린은 멋진 해결책을 내놓았다. 즉, 음색 가짓 수는 최소로 하되 각각의 파이프는 지름과 길이를 큰 치수로 하여 소리가 공간을 채울 수 있도록 하고, 반대로 바람의 세기는 깃털처럼 부드럽게 하여 ‘전체적으로 둥근 소리가 신자들에게 와서 안기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오르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돌이켜 보건대 이는 파이프 하나하나 소리의 맵시를 다듬는 정음작업(正音, Voicing)에 능숙한 이른바 ‘좋은 귀’를 가진 명장만이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이었다. 뿐만 아니라 춥고 건조한 겨울과 덥고 습한 여름철을 보내면서 냉∙난방기를 가동하는 우리네 기후 여건에 오르간이 견뎌낼 수 있도록 견고하게 만들어야 했으니 솜씨 좋은 장인이 아니라면 엄두도 못 낼 어려운 과제였던 것이다. 이미지2

Organ in Nothern Transept, Photo by Kyung-Jin LEE

4. 악기 제작과 검증, 필립 르페브르의 증언 Fabrication of Instrument, Mention of Philippe Lefebvre
제작자 미쉘 쥬린은 프란치스코 성전 현장에 이 악기를 설치하기에 앞서 비슷한 여건을 지닌 프랑스 리옹 교구 롱탈롱(Rontalon) 본당에 오르간을 가설치 하여 그 성능을 신중하게 검토했다. 달리 의심의 여지는 없었지만 한국으로 보내기 전 마지막 확인 차 유능한 오르가니스트들을 초빙하여 이 오르간의 음악적인 역량을 검증받고자 했다. 이에 프랑스 오르간 협의회 회장이자, 샤르트르 대성당, 및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오르가니스트를 역임한 필립 르페브르(Philippe Lefebvre, 1945~)를 불러 이 악기를 시연해 보도록 했는데, 그는 매우 만족하여 프랑스 오르간 협의회 회의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이 악기에 대해 언급하기에 이른다. “오르간 제작자 미쉘 쥬린이 새로운 악기를 제작하여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연락을 해왔기에 30Kg이 넘게 악보를 잔뜩 챙겨 들고 보러 갔습니다.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 낭만, 현대에 이르는 온갖 음악들을 이 작은 오르간에서 연주할 수 있었고, 아름다운 소리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세 시간 넘게 오르간에 앉아 있었습니다. 프랑스 오르간 제작술이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저 멀리 한국에까지 이르게 되니 이는 매우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이미지3

Façade of Michel Jurine Organ Temporarily installed in Rontalon Church

그 밖에도 파리 몽마르뜨르 예수 성심 성당 오르가니스트 가브리엘 마르기에리(Gabriel Marghieri, 1964~) 및 리옹 국립고등음악원 재학생들이 이 같은 검증에 참여했다. 이 모든 일들이 진행되는 동안 롱탈롱 본당 신자들과 본당 주임사제 다로드 신부(Père Jean-Luc Darodes)는 장차 이 악기가 전례의 도구로 오래도록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로 응원하였다고 한다. (『Le P’tit Alanqué』 2018년 4월-제69호 참조)
5. 바송-오보아 음색의 추가와 기증자의 고마운 뜻 Basson-Haubois & Donor
이 후 이 오르간은 프란치스코 성전에 설치되어 축복 예식을 거행한 후, 일년 동안 전례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저음부에서는 오케스트라의 바순 소리를 내고, 고음부에서는 오보에 소리를 내도록 만들어진 <바송-오보아>음색을 추가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019년 7월 29일, 주일 저녁 미사 때 주교좌 범어대성당 주임사제 최창덕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은 다음과 같이 <바송-오보아> 음색이 설치된 경위를 밝혔다. “일년 전, 오르간 제작자인 미쉘 쥬린 박사와 그 동료 직원들이 오르간을 설치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제가 한 가지 궁금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오르간 음색을 선택하는 당김 손잡이가 모두 일곱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여섯 가지 소리만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의아한 생각에 물어보니, ‘장차 미래에 좀 더 큰 아름다움을 필요로 할 때를 대비해서 음색 하나가 더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비워 두었다’며 그 까닭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 (중략)… 오르간 내부의 빈 자리에 <바송-오보아>라는 음색을 채워 오르간을 완성하는 것이 공동체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고맙게도 기증자 분께서 추가 비용에 대해서도 기부 의사를 밝혀 주셨습니다. 우리 범어대성당 공동체는 이인중 사도 요한과 권상미 요안나 부부의 아름다운 뜻을 오래도록 간직하고자 오르간에 작은 패를 부착했습니다.” (주교좌 범어대성당 주임사제 최창덕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의 축하식 말씀 중) 이미지4

Michel Jurine in voicing Basson-Haubo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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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boards of the Organ, Photo by Kyung-Jin LEE

6. 전례에서 쓰임새, 연주대 위치와 미적 양식 Usage for Liturgy, Console & Aesthetic Style
프란치스코 성전의 오르간은 두 단의 손 건반과 페달 건반으로 이루어져 화답송과 복음 환호송을 노래할 때 선창자와 성가대, 신자들을 즉각 다른 소리로 반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증을 거쳐 19세기 제작 방식에 따라 바람 저장고를 만들었기에 자연스런 울림을 빚어내고, 각 파이프의 지름과 길이를 큰 치수로 제작하여 천장이 낮아 잔향이 부족한 공간 안에서도 사오백 명의 노래 소리를 떠받쳐 줄 수 있도록 하였다. 7개 음색, 총 438개의 크고 작은 파이프가 이탈리아 양식으로 된 소박한 목재 케이스 안에 자리잡고 있으니, 이는 성프란치스코 성당 회랑 기둥 사이의 아치 구조에서 착안한 것이다. 오르간 전면(Façade)이 신자석을 향하도록 한 것은 신자석 쪽으로 오르간의 모든 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연주대를 오르간 케이스 측면에 배치하여 오르가니스트가 신자들과 같은 방향에서 제대를 바라보며 건너편 익랑의 성가대와 호흡을 맞추어 연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미지6

Console of the Organ, Photo by Kyung-J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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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ole of the Organ, Photo by Kyung-Jin LEE

7. 건축가 프레데릭 피아 이야기 Story of Frederic Piat
처음에는 프랑스 건축가 프레데릭 피아(Frederic Piat)가 케이스를 디자인하기로 했으나 건강 악화로 인해 이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 순간까지 프레데릭 피아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남긴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거기 적힌 대로 ‘새들의 지저귐’같은 아름다운 악기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랐다. “여러 분은 하느님의 종이 되십시오. 그러지 않고 어찌 그 지저귐으로 사람의 마음을 드높이고 영혼의 기쁨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습니까?"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내 형제 새들아』 중에서
8. 무궁화 문양 이야기 Story of Mugunghwa Symbol
오르간 제작자 미쉘 쥬린은 페달 건반에 연결되는 발받이에 독특한 무궁화 문양을 넣었다. 한국을 상징하는 꽃이 무궁화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디자인을 전공한 딸에게 부탁하여 이 무궁화 문양을 만들었다. 미쉘 쥬린 제작사를 상징하는 ‘4개의 원으로 된 십자가 문양’과 이 ‘무궁화 모티브’가 모노크롬으로 표현되었다. 이미지8

Stone color

9. 미쉘 쥬린 박사의 헌정사, 호두나무 이야기
오르간 제작자 미쉘 쥬린 박사는 오르간 축복식 당일 다음과 같은 심경을 헌정사에 담아 낭독했다. “내 삶에 터득한 아름다운 소리의 정수를 이 작은 오르간에 모두 담아 정성껏 바칩니다. 작지만 성능이나 아름다움에 있어서 ‘큰 오르간’ 입니다. 할아버지가 제게 물려준 오래된 가구에서 질 좋은 암갈색 호두나무를 따로 떼어내 이 오르간 손건반 틀로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오르가니스트들이 이 오르간을 연주할 때마다 이 호두나무를 어루만질 것입니다. 그들의 손길을 통해 이 오르간이 아주 오래도록 여러분과 여러분의 후손들에게 좋은 기도의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이미지9

Keyboards frame made with Walnut Plank

10. 연표 Chronology
2016. 06. 03 프란치스코 성전에 설치할 오르간 프로젝트 의뢰
2016. 09. 03 견적 및 프로젝트 세부 사항 접수 마감
2016. 09. 14 미쉘 쥬린을 제작자로 선정
2016. 09. 28 오르간 제작 계약 체결
2018. 01. 19 프랑스 리옹 교구 롱탈롱(Rontalon) 본당에 가설치 완료, 정음작업
2018. 05 오르간 완성. 이후 테스트 및 검수
2018. 05. 14~ 05. 18 오르간 분해 및 포장
2018. 05. 29 컨테이너 발송, 선적
2018. 07. 13 컨테이너 입항, 통관
2018. 07. 14 설치팀 입국, 컨테이너 도착, 설치 작업 시작
설치팀 명단: Mr. Michel Jurine
Mr. Nicolas Clement
Mr. Adrien Parret
Mr. Odilon Brosse
2018. 07. 29 (연중 제17주일) 12시, 오르간 인수식
2018. 07. 29 (연중 제17주일) 14시 30, 오르간 축복식 전례 예식서 Downlode
2018. 08. 08 바송-오보아 음색 발주 관련 견적 접수
2018. 09. 11 바송-오보아 음색 추가 계약 서명
2019. 07. 05 항공 운송으로 바송-오보아 음색 도착, 통관
2019. 07. 28 (연중 제17주일) 19시 30 미사중 영성체후 기도를 마친 후 파이프 오르간 완성 기념식(기증자 명패 부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