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범어대성당 봉헌 10주년 및 견진성사 대주교님 강론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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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대성당 봉헌 10주년 및 견진성사 -2026. 05 24 성령강림대축일
올해로 범어본당이 설립 75주년을 맞이했고, 대성전 봉헌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많은 은총을 내려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구의 주교좌성당은 계산성당입니다. 그러나 10년 전에 새 범어대성당을 교구 100주년 기념성당으로 봉헌하면서 ‘공동주교좌성당(Co-Cathedral)’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범어성당의 주보 성인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이지만 공동주교좌성당이 되면서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공동 주보 성인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대성당 입구에 성모상과 프란치스코 성인의 상이 양쪽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2011년에 교구 설정 100주년을 지냈습니다. 그 당시 우리 교구는 교구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 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2차 교구 시노드’와 ‘교구 100년사 편찬’, 그리고 ‘100주년 기념 대성당 건립’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제2차 교구 시노드와 교구 100년사 편찬은 제때에 실시되었는데, 대성당 건립은 시간이 더 필요했었습니다. 왜냐하면 115년 전 드망즈 주교님께서 얼마 되지 않는 교구의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 세 가지 사업(주교관, 신학교, 계산성당 증축)을 몇 년에 걸쳐 완수했듯이 100주년 기념성당인 범어대성당도 교구의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전 신자 모금으로 짓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설계 공모 과정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교구민들의 도움과 협조로 드디어 2013년 부활절에 기공식을 가질 수 있었고, 3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16년 5월 22일 삼위일체대축일에 대성당 봉헌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당시 모금에 참여하셨던 모든 분들과 대성당 건립에 협력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많은 기금을 내주신 범어본당 교우들과 교구 경제인회에 감사드립니다. 당시 우리 교구 신부님들도 연차별로 정해진 금액을 거의 모두가 완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당은 다 되었는데, 해결되지 않은 것이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파이프 오르간이었습니다. 원래 대성당을 기획할 즈음에 오르간을 기증하기로 구두로 약속하셨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돌아가심으로써 기증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원래 계획했던 대로 오르간 설치를 추진하였고 오스트리아 리거사에 오르간 설계를 의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도하며 기다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당은 완공되어 가는데, 응답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성당 봉헌식을 마치고 이틀 후에 어떤 분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주교님, 혹시 제가 오르간을 하면 안 되겠습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이런 은혜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분은 당시 어느 본당에서 총회장을 하시고 계셨는데, 누군가로부터 대성당 오르간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와 부인과 의논하여 결정하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교회가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이런 분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범어대성당 봉헌 1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여러분과 이 본당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오늘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이하여 130여 분의 교우들이 견진성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에게 미리 축하드리며 성령의 은혜가 가득 내리시길 빕니다.
견진성사는 주교의 안수기도와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로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는 성사입니다.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 주시는 특별한 은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그리하여 예전에 우리가 받았던 세례성사를 완성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확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에는 일곱 가지의 성사가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 고해성사, 혼인성사, 성품성사, 병자성사입니다. 이 일곱 가지의 성사가 우리로 하여금 온전한 신앙을 가지게 하고 하느님께 다가가게 하며 하느님 나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를 ‘입문성사’라고 합니다. 온전한 신자, 성숙한 신자가 되려면 적어도 이 세 가지의 성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견진성사를 받으시는 분들이 성령의 은혜를 가득 받으시고 굳건하고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열심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사도행전 1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너희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사도 1,4-5)
이 말씀대로 사도행전 2장에 보면 오순절이 되던 날, 사도들은 주님께서 약속하신 그 성령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성령을 받고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미처 알아듣지 못했던 주님의 말씀을 깨닫게 되었고 가슴이 뜨거워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집안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밖으로 뛰쳐나가서 주님을 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들이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던 예수님이 살아나셨다. 우리는 그분을 만났다. 그분이 우리의 주님이시다. 우리를 구원할 수 있으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오순절에 있었던 성령강림 사건이고, 베드로 설교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날 베드로 사도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여 세례를 받은 사람이 삼천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초대교회가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사도들이 성령을 받고 달라진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신앙의 확신을 갖게 되었고 복음의 진리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으며, 그리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담대하게 다른 이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성령의 은혜로 믿음의 확신과 열정을 가지시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담대하게 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 강론을 마치면, 우리가 새롭게 신앙을 고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견진 대상자들을 위해 성령 안수기도를 바치고, 견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 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은 분들은 이제 주님의 일꾼이요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신앙을 이 세상에 당당하게 드러내며 기쁘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를 청합시다. 그리하여 우리를 거룩하게 변화시켜 주시기를 청합시다.
그럼, 다 같이 저를 따라서 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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